[스크랩] 현대사회와 효(孝) 문화

 

현대사회와 효(孝) 문화

 

Ⅰ. 들어가는 말

  예로부터 우리는 전통적으로 부모에게 효도하고 노인을 공경하는 미풍양속을 지닌 국민이다. 그러나 최근 사회구조가 산업화. 도시화. 핵가족화함에 따라 경로 효친의 인륜 질서는 날이 갈수록 퇴색되어 가고 있다. 오늘의 사회는 물질적. 외형적인 발전과 비례하여 정신적. 도덕적. 윤리적 측면에서는 오히려 퇴보하는 상황을 보이고 있다.

 효는 인간 행위를 근간이 되고 있는 것은 농경 사회적 배경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농경 사회에서는 노인인 부모가 가족 구성원들의 일상생활에 관한 모든 책임을 진다. 일상적인 생활 방식뿐만 아니라 농업 기술을 전수하고 생산 수단과 가산을 물려준다.

 

 이러한 사회에서의 자녀들은 부모를 통하여 인간이 되고 부모의 음덕으로 사회적 생존이 가능하고 부모의 후광으로 사회적 지위를 취득이 보장된다. 이러한 사회적 배경은 효를 자연스럽게 이끌어 준다.

 분업화 되지 않은 전통적인 가족 구조에서는 부모는 절대적 권위의 소유자이고, 부모는 가족의 상징적 대표자인 것이다. 이와같은 가족이 사회생활의 단위가 되고 있고, 생산과 소비가 전적으로 가족 단위로 영위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정치적. 종교적. 교육적 기능이 가족 속에 집결되고 있을 때 가능하게 된다. 그러나 사회가 근대화됨으로써 전통적인 가족 구조는 해체의 과정을 거쳐왔으며, 가정과 직장이 분리되고 정치적. 종교적. 교육적 기능이 분화되어 갔다.

Ⅱ. 효 개념의 재조명

 가족 중심의 전통 사회에서는 사회화의 기준이 전통적 관례가 되므로 자녀들은 부모를 통하여 전통을 전수받게 되어 신분적 귀속을 감수하게 된다. 흔히 전통적 사회를 귀속적 사회라고 일컫는데, 그것은 귀속적 신분이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는 말이다.

전통적인 사회의 효개념은 무조건적인 것이었지만, 현대적인 효개념은 합리적인 것이어야 한다. 그것은 현대사회의 흐름과 일치하는 것이어야 하고 현대사회의 변화에 역행하는 것이어서는 안된다. 현대적인 효는 능률을 저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능률을 돕는 것이어야 한다.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는 윤활유와 같은 보조적인 것이 될 수 있어야 한다. 부담을 주는 효이어서는 안되고 자발적이고 자생적인 것이어야 한다.

 근대적 사회로의 변천은 이러한 전통적인 신분 질서의 규범을 깨뜨리고 있다. 새로운 생활기회를 찿고 직업을 바꾸고 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갈망하게 된다. 부모보다는 유능한 자녀가 나타나고 부모의 지위를 넘어서는 자녀들이 생기고 있다. 현대사회에서는 부모가 자녀를 통제하는 힘을 상실하게 된다. 부모가 자녀에게 물려줄 것이 없어지는 것이다.

 핵가족화의 성향은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와의 별거를 조장하고 있다. 핵가족은 공동체적 집합주의가 경쟁적인 개인주의로 대체됨으로써 일어나는 현상이다. 과거 지향적이고 부모 중심적인 가족생활이 부부 중심적이고 현재 지향적인 것으로 바뀐다. 극단적인 경우에는 부모와 자녀와의 관계에서도 한계가 생겨나게 된다.

 가족 속의 인간관계도 사회적 변화의 영향을 받는다. 부모의 뜻을 거역하는 패륜아가 생기는가 하면 부모와의 이해관계 때문에 법정 투쟁을 하기까지 한다. 남의 부모에 비교하게 되고 부모의 공적을 따지게 된다. 급부에 대한 반대급부의 교환 관계로 가족 관계도 변색되어 가는 것이다. 부모가 잘 해주면 그 대가로 부모를 봉양한다는 이해심이 앞선다.

 또한 “부모는 부모이고 나는 나다.”라는 구별 의식이 생긴다. 자녀 세대의 성공을 자기 탓이고 부모의 덕은 아니라는 사고방식을 낳게 한다. 도리어 오늘의 불우한 처지는 부모가 못났고, 부모가 제대로 돌봐주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원망과 불만을 품게까지 한다. 잘못되면 부모의 탓이고 잘되면 자기의 탓이라는 역설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는 이기주의가 판을 치고 있는 것이다.

Ⅲ. 경로효친의 확산을 위한 지원 방안

1) 새대간 교류 프로그램

 독거노인과 청소년이 손자녀로 결연되거나 경로당과 어린이집이 결연을 맺어 공동 행사를 추진하기도 하고, 노인 ․ 청소년간의 세대간 벽 허물기의 일환으로 중학생과 노인 간의 결연으로 예절교육, 어울림 한마당, 대화의 장 등 세대간 교류 학교를 운영하는 등 지역별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어야 한다.

2) 노인 스스로 사회 참여

 노인에 대한 잘못된 고정관념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노인 스스로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노년기를 보람 있게 보내기 위한 노인들의 여가 및 사회활동 참여, 정치 세력화, 특히 요즈음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노인의 노인을 위한 자원봉사(노-노케어) 등 여러 가지 방안을 제시하여야 한다.

3) 대중매체의 활용

 현재 텔레비전에 등장하는 노인의 이미지는 긍정적인 측면보다는 수동적이고, 고집스럽고, 무기력하고, 부정적인 모습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대중매체가 사회 구성원들에게 파급되는 영향을 보면 심각한 우려을 자아내게 한다. 이에 대하여 노인에 대한 긍정적 사회 인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대중매체를 통하여 올바른 노인상을 확립하고 노인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없애고 노인을 올바르게 이해하여 사회구성원으로써 참여를 유도하여야 한다.

4) 효 문화의 학교 교육 확대

 초 ․ 중 ․ 고 ․ 대학교의 교과과정에 노인 및 노년기에 대한 기본적 이해를 돕는 내용을 포함하여 자연스럽게 효에 대하여 교육하여야 한다. 예를 들면 학교에서 신입생과 학부모가 함께하는 효도캠프를 들 수 있다. 또한 중고생의 실질적인 자원봉사활동을 통하여 점수에 반영하여 지역의 독거노인이나 시설에 계시는 노인들에게 봉사하면서 효를 경험할 수 있는 교육적 기회를 활용하는 것도 적극적으로 활용 ․ 확대되어야 한다.

5) 효행자 포상제도

 민족 고유의 미풍양속인 경로효친의 사회규범이 날이 갈수록 감퇴되고 있는 오늘의 현실에서 정책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효자 ․ 효부에게 포상하는 제도를 적극 활용하여야 한다. 이 제도를 효행 사례 등 신문 등에 공고하는 한편, 그들의 공적을 수록한 효행실록을 단행본으로 출판하여 지역별로 널리 보급하여야 하며, 효행자로 선정되는 경우 국가에서 사회적으로 특전을 부여하는 적극적인 제도적인 장치가 확대되어야 한다.

6) 재혼의 활성화

 사별이나 이혼으로 홀로 된 부모에게 적극적으로 나서서 재혼을 주선하여야 한다. 이는 노년기에 맞는 외로움 ․ 우울증 등 심리적 불안정한 상태를 극복하여 정서적 안정을 이루게 하여야 한다. 예를들면, 노년기 신풍속도인 “계약결혼”이 등장하고 있다. 즉, 최근 재산문제 등으로 인한 자식들과의 마찰을 고려해 노인들끼리의 동거 또는 계약 결혼이 하나의 현실적 대안으로 나타나고 있다.

7) 기타

 

 가정 내 예의범절, 가족 행사 및 모임 참여, 조부모, 부모님께 안부 드리기, 노부모와 함께 하는 외출(여행, 운동회, 외식 등), 가족의 공동 식사 시간 마련 등을 볼 수 있다.

Ⅳ. 나오는 말

 지금까지 살펴본바, 가족 중심의 농경 사회에서는 부모의 역할이 절대적인 존재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러한 전통적인 사회에서는 경로효친에 대한 생각이 지배적이었고, 농업 기술을 전수해주고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역할을 충실히 해오고 있었다.

 

 그러나 변화하는 산업화 ․ 도시화에 따른 가족 중심 체계가 무너지고, 핵가족화 및 개인주의 확산으로 인하여 물질만능주의 풍토로 인하여 노인에 대한 공경심 등 전통적인 효에 대한 인식 구조가 변화되고 있다.

 

 이러한 효의 개념적 변화를 살펴보았고, 그 대안책으로 현재 시행되고 있거나 더 확대되어야 할 실천 방향을 제시해 보았다. 또한 이러한 대안들은 미시적인 접근이 아니라 거시적 차원에서의 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노인 문제 즉, 심리적 ․ 경제적 ․ 육체적 부분 등을 가정 내에서 해결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급변하는 현대사회에서는 가족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 즉, 집단, 지역사회, 국가에서 동시에 지원이 되어야 한다.

 가정에서 무너진 효 사상은 사회 문제로 대두될 것이고 이는 국가적으로 볼 때 손해인 것이다. 이에 새로운 의미의 경로효친을 재조명하고, 전통적인 효 문화에 있어서도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성하여 가족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및 국가가 함께 해결해 나아가야 한다. 또한 2018년에는 초고령 사회로 진입을 목전에 둔 이 시기에 젊은 세대에게 강요가 아닌 그들이 자발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고 함께 대비 하여야 할 것이다.

출처 : 한울타리 공동체

글쓴이 : 한울타리 공동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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